세상은 넓고, 인테리어 업체는 많다.
예전엔 몰랐는데, 인테리어를 하려고 마음먹고 주위를 둘러보면 정말 많은 인테리어 업체가 있다. 한두 푼 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무턱대고 일단 집 앞 상가에 있는 업체부터 들어가 본다. 업자들이 나에게 무언가 사기를 치려 하는 것 같다. 아무도 믿을 수 없다. 뭐라고 이거 저거 막 설명을 하고 또 물어본다. 가슴이 답답하다. 심장이 떨리고 식은땀이 난다. 대충 대답하고 견적 받고 나온다.
아무런 준비 없이 인테리어를 하려고 하다 보면, 일반 소비자들이 처음 겪는 증상은 매우 비슷하다. 그저 어렵고 무섭기만 하다. 내가 조금만 신경 쓰고 준비한다면 올바른 선택으로 최선의 만족감을 주는 인테리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니까 전문가에게 물어본다는 생각을 버리고, 다 알지만 내가 구현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니 업체에 맡긴다고 생각하자. 차분히 준비하면 못 할 것이 없다. 인테리어 업체를 선택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1. 지인이 하는 인테리어 업체는 피하자.
지인이 인테리어를 하니까, 좀 더 믿음이 가고 무언가 나에게 더 잘해줄 거 같다. 물론 지인도 지인 나름이겠지만, 그렇지 않다. 물론 지인이 나에게 나쁜 마음을 가지고 접근하지 않겠지만, 서로 계약관계가 이루어질 경우 결과는 좋지 않다. 지인에게 인테리어를 맡기는 건 서로에게 피해이다. 소비자는 지인이니까 무언가 더 해 주길 바라고, 저렴하게 해 주길 바라고, 업체를 운영하는 지인은 이 모든 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물론 더 잘해주고 싶은 마음에서 그렇다. 하지만 마음만으로 인테리어를 할 수는 없다. 지인과 인연을 끊을 생각이 아니면, 조언을 구하는 정도로만 하고, 실제 공사는 모르는 사람에게 정당하게 하는 것이 좋다.
#2. 사업자를 확인하자.
전국적으로 6만여 개의 인테리어 업체가 있다고 한다. 물론 사업자 없이,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는 사람까지 하면 더더욱 많을 것이다. 사업자도 실내건축면허를 보유한 사업자와 일반사업자가 있다. 가장 좋은 선택은 실내건축면허를 보유한 사업자를 선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방의 경우 실내건축면허를 보유한 사업자가 매우 적은 것이 사실이다. 법적으로는 대략 1500만 원 이상의 공사는 실내건축면허를 보유해야 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자체가 허가제는 아니다. 국가에서 법적 조치를 만들었지만, 허가제로 바꾸지 못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실내건축면허를 보유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모두가 사기꾼은 아니다. 일반 사업자라도 일단 사업자가 있는 업체를 선택하자. 사업자를 제시하지 못하는 업체는 무조건 패스. 사기당할 확률이 매우 높다.
#3. 포트폴리오를 확인하자.
이 업체가 얼마나 오랜 시간 운영을 해왔는지, 어떠한 노하우가 있는지, 나와의 콘셉트는 맞는지 확인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업체의 포트폴리오를 확인하는 것이다. 요새 대부분의 인테리어 업체는 나름의 방법으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파일을 만들어서 보관하거나, 컴퓨터에 저장을 해놓거나 아니면 온라인 카페나 블로그를 사용하여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이것을 보면 이 업체를 운영하는 주체의 마음가짐과 공사형태, 콘셉트, 주요 시공 공간 등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주저하지 말고 요청하자.
#4. 월간 공사량을 확인하자.
업체의 규모에 따라, 한 달에 할 수 있는 공사량이 있다. 소규모 1~2인으로 구성된 업체는 월간 1~2곳, 대규모 디자인업체는 규모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한 달에 3~5개 이상의 공사를 하는 업체는 없다. 만약 한 달에 닥치는 대로 계약을 하고 3개 이상의 공사를 하는 업체가 있다면, 되도록 피하자. 일을 잘해서 많이 하는 게 아니라 공사만 수주해놓고, 뒷수습이 잘 안 되는 업체일 가능성이 크다. 인테리어 상담을 하러 가게 되면 "한 달에 공사는 몇 건 정도 하세요?" 하고 물어보자.
#5. 사무실을 확인하자.
사업자를 확인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인데, 대부분의 업체는 사무실이 있다. 현장에서만 미팅하길 원하고, 사무실 미팅을 꺼려하는 경우 뭔가 문제가 있다. 되도록 현장에서 기본 상담을 하고, 심화상담은 사무실에서 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먼저 사무실을 방문하여도 좋다. 사무실을 방문하면 여러 가지를 확인할 수 있다. 내 사무실이 깨끗한 사람이 현장을 엉망으로 쓰진 않는다. 사무실이 엉망이고, 무언가 공사장 같으면, 현장에서의 일처리도 같은 확률이 높다. 사무실을 방문해보자.
#6. 견적서를 받아보자.
견적서는 매우 중요한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달랑 1장짜리 견적서를 주거나, 아예 견적서를 주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제대로 된 업체라면 대략 5~10페이지 분량의 상세 견적서를 제공한다. 견적서는 상세하면 상세할수록 좋다. 견적서를 제공하지 않고, 대충 얼마니까 나 믿고 하라는 업체는 무조건 패스하자.
#7. 계약서를 작성하자.
이건 업체를 이미 선택한 후의 일이지만, 계약서를 꼭 작성하자. 간혹 인테리어 사기 피해를 보신 분의 경우를 보면,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계약서도 없이 어떻게 내 소중한 돈을 보내주고 일을 맡긴다는 것인가?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 사기 피해를 보면 그러한 경우가 허다하다. 계약서도 표준계약서 내용을 따르고 표기한 업체가 좋다. 위의 모든 상황을 고려하여 업체를 선택했다 하더라도, 계약과정에서 명확한 계약서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그 업체는 버리자. 계약서에는 공사비의 지급일자, 공사기간, 사후관리에 대한 모든 내용이 적혀있다. 이 일자에 맞게 정확한 금액을 송금하고, 공사의 진행과정을 지켜보는 게 좋다.
결국 인테리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선택과 약속으로 이루어진다. 나에게 상처를 주거나 나에게 행복을 주는 모든 것도 나와 같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공사기간이 매우 촉박한 경우 보통 사람은 많은 실수를 하게 된다. 최대한 빠르게 알아보고, 차분하고 신중한 선택을 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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